정치인들이 산 주식 따라 샀더니, 시장보다 수익이 더 좋다고?
얼마 전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다가 정말 흥미로운 영상을 봤습니다. 미국 정치인들이 산 주식을 따라 샀더니, 실제로 S&P500보다 더 높은 수익을 냈다는 거예요. ‘설마~’ 싶어서 가볍게 넘기려다가 괜히 찝찝해서 찾아봤죠. 그러다 알게 된 게 바로 이 두 ETF입니다. GOP와 NANC. 이름만 봐도 감 오시죠? GOP는 공화당(Grand Old Party), NANC는 민주당 의원들을 추적하는 ETF예요. 단순한 테마 ETF가 아닙니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STOCK Act라는 법에 따라 주식 거래 내역을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데, 이 ETF들은 그 실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요. 정치인이 사고 판 종목을 따라가는, 말 그대로 '정치 기반 투자 전략'입니다. 시장의 큰손이라 불리는 정치인의 손가락을 따라가는 전략이 과연 통할까? 2023년 이 두 ETF가 상장된 이후 실제 성과를 보면 꽤 인상적인 면이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GOP와 NANC 각각의 전략, 종목 구성, 수익률, 리스크를 비교해보고, 어떤 투자자에게 어울릴지 같이 살펴보려고 합니다.
GOP: 공화당 의원들이 산 종목 따라가기
GOP는 'Grand Old Party'라는 공화당의 별명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이 ETF는 말 그대로 공화당 의원들과 그 가족이 실제로 매수한 종목을 추적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요. 운용사는 Subversive라는 회사인데, 미국 정부가 공개하는 의원들의 주식 거래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중 공화당 의원들이 산 종목만 추려서 편입합니다. 이거 들었을 때 살짝 소름 돋지 않나요? 우리는 그동안 기관, 외인 따라 다니느라 바빴는데 알고 보니 정치인들도 어마어마한 투자 주체였던 겁니다. 공화당의 투자 성향은 보수적이고 실물 중심입니다. 에너지, 금융, 방산, 헬스케어, 산업재 같은 섹터 위주인데요, 실제로 GOP 상위 보유 종목에는 Chevron, Lockheed Martin, JP Morgan, AT&T 같은 이름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그들의 정책 방향과도 딱 맞아떨어지는 포트폴리오예요. 리밸런싱은 약 한 달 간격으로 자동화되어 진행되며, 수수료는 0.75%로 약간 높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ETF의 가장 큰 매력은 "정치적 흐름과 투자"를 직접 연결했다는 점이에요. 특히 정책 수혜주나 정부 예산 수혜 기업에 선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테마 ETF와는 결이 다릅니다. 여기에 만약 미국 정치 지형이나 정당 정책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더 깊은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GOP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NANC: 민주당 의원, 특히 펠로시 여사의 감각을 믿는다면
이름부터 감이 오죠? NANC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주식 거래 내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ETF인데, 특히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전설적인 투자 내역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펠로시는 몇 년간 월가보다 낫다는 농담까지 들을 정도였고, 그녀가 매수한 종목은 '펠로시 효과'라고 불릴 만큼 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NANC 역시 Subversive가 운용하며, 민주당 소속 상·하원 의원들이 공시한 주식 거래 내역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짭니다. 공화당과는 확실히 다르게, 이쪽은 기술주 중심이에요. 성장성, 미래성, ESG 등 민주당 특유의 색깔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Apple, Nvidia, Microsoft, Amazon, Google 등 누가 봐도 요즘 시장을 이끄는 대표 종목들이고,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기술주 상승세에 힘입어 NANC의 수익률도 꽤 좋았습니다. 리밸런싱은 GOP와 마찬가지로 월 단위, 수수료도 동일한 0.75%입니다. 2024년에는 기술주가 전체 시장을 이끌면서 NANC의 퍼포먼스가 특히 더 돋보였죠. 하지만 당연히 단점도 있습니다. 기술주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변동성이 꽤 커요. 그리고 경기 민감도도 높고요. 즉, 수익률은 GOP보다 더 높지만, 리스크도 확실히 크다는 것. 정치 성향이나 테마보다도, 결국 투자자가 이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또 한 가지, 민주당 의원들의 매매는 상대적으로 뉴스와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단기 테마와 연결해 매수하는 수요도 많지만, 그만큼 정보 노이즈도 많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수익률 비교: 공격적인 NANC vs. 안정적인 GOP
두 ETF 모두 2023년 초 상장 이후 일정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투자 철학과 포트폴리오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성과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GOP는 전통 섹터에 분산 투자하면서 비교적 낮은 변동성을 유지해왔습니다. 반면, NANC는 기술주 집중도 때문에 시장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움직이는 구조예요. 실제로 2024년에는 기술주 강세 덕분에 NANC가 더 좋은 수익률을 냈습니다. 연환산 기준으로 보면 NANC는 약 22%, GOP는 약 12% 내외였다고 합니다. 이 수치만 보면 NANC가 월등히 좋아 보이지만, 그만큼 고점과 저점 차이도 컸다는 점은 꼭 기억해야 해요. 그리고 두 ETF 모두 실제 공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정보 시차 리스크는 피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이 매수하고 공시되기까지 며칠의 갭이 있기 때문에, 그 사이 주가가 이미 움직였을 수도 있어요. 또한, 공시 내용 자체가 정확하다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ETF 운용사의 데이터 해석 방식에 따라 편입 종목이나 비중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두 ETF 모두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죠.
어떤 투자자에게 맞을까?
이 두 ETF는 일반적인 지수 추종 ETF와는 다르게 '정치 성향'을 반영하는 전략형 상품입니다. 그래서 투자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적합한 ETF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내가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성향이라면, GOP가 어울립니다. 전통 섹터 위주, 분산 투자, 낮은 변동성이라는 특성 덕분에 장기 보유에도 안정감을 줄 수 있어요. 반대로 공격적이고 성장 지향적인 투자자라면 NANC가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기술주 비중이 높고 최근 성과도 좋기 때문에, 단기 수익을 노리는 전략에 어울리죠.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이 두 ETF 모두 정치인의 거래 공시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즉, 실시간 트레이딩보다는 중장기 투자 전략에 더 적합하고, 단기 시세차익만을 노리기엔 시차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ETF를 적절히 섞어서 정당별 정책 흐름이나 산업별 흐름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대선 시즌에는 관련 정당 ETF 비중을 높여본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정치와 시장의 상호작용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요즘, 이런 전략적 조합이야말로 ETF를 가장 똑똑하게 활용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결론: 정치 기반 ETF, 그냥 유행은 아닙니다
GOP와 NANC는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ETF 시장에 새로운 시각을 던진 상품입니다. 단순히 종목을 추종하는 걸 넘어서, 정치적 흐름과 실물 경제, 산업 정책, 기업 가치 사이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연결하죠. 물론 이 전략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공시 시차 리스크, 특정 정당 편향에 따른 섹터 집중도, 정치인 거래의 윤리성 논란, 그리고 향후 법적 규제 가능성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실전 매매 데이터를 이용한 투자'라는 발상 자체는 꽤 매력적인 아이디어입니다. 수익률만 보면 NANC가 더 앞섰지만,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GOP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어요.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성향의 투자자인가, 그리고 정치와 자본시장의 상관관계를 얼마나 믿느냐입니다. 릴스에서 본 한 줄짜리 정보 하나로 시작된 관심이 이렇게 깊어질 줄은 몰랐지만, 적어도 이제는 '정치인이 뭘 샀는지' 알면 그게 단순한 가십이 아니라 하나의 투자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